태국 여행

태국 코란타(Koh Lanta) 가는 방법 – 오토바이와 노을, 그리고 느슨한 일상

지쿠 On 2025. 4. 3. 17:49

탁트인 바다, 하늘, 그리고 번잡하지 않은 심플한 해변 그 자체.


느릿하게, 길게 머물고 싶은 섬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육로를 넘어가기 전,
잠시 멈춰 해변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다.

처음엔 유명한 관광지인
끄라비(Krabi)에 들렀지만,
기대했던 바다색은 탁했고,
해변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더 조용하고,
오염이 덜 된 곳을 찾아
남쪽의 코란타(Koh Lanta)로 향했다.

코란타, 처음 오토바이를 타 본 섬

지금까지 한 번도 오토바이를
몰아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코란타는 오토바이 초보자에게 딱이야”
라고 말하던 이유를
도착 후 바로 이해하게 되었다.

처음 오토바이를 타는 기분은 얼마나 신나던지 백미러를 닦을 생각도 안하고 다녔었나보다.


직선 도로가 많고, 교통량도 적다.
조금만 연습하면
하루 만에 익숙해질 수 있을 정도.

섬이 꽤 크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없으면
둘러보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해변 근처 숙소에 머문다면,
걷기만 해도 충분히 힐링 가능!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에서 먼 곳의 멋지고 이쁜 해변을 찾아 갔었다. 그런데 바지에 오토바이 키를 넣은 채로 물속에 들어가 수영을 한것… 스노클링 마스크를 빌려 근방을 모두 뒤져봤지만 파도로 인해 물 안은 뿌옇고 보이질 않아 결국 현지 오토바이 수리점에 연락하여 키를 맞춘 웃픈 해프닝. 이후 부턴 철저히 오토바이 키를 확인했다.


해변, 해변, 그리고 또 해변

코란타는 그 어떤 ‘핫플’이나
특별한 포인트 없이도 충분한 곳이다.
해변이 길게 이어지고,
그 해변 하나만으로도
여행자들의 발목을 잡는다.

특별한 게 없다는 것이 이 섬의
가장 큰 매력

일어나는 시간도, 식사 시간도,
해지는 시간도
모두 자연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삶.
나 역시 그렇게 총 3주 동안
코란타에 머물렀다.

서양 사람들은 어찌나 광적으로 태닝을 하고싶어 하던지 언제나 햇볕 아래, 난 언제나 매일 같은 나무그늘 아래, 그래도 내가 더 태닝이 잘된다는거.


해질녘 해변, 그리고 혼자만의 불멍

어느 날, 해변의 끝자락으로 혼자 걸어갔다.
아무도 오지 않는 그곳에
밀려온 나뭇가지들로 모닥불을 피우고
별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하늘을 바라봤다.

난 밤에 렌턴을 들고서 해변을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낮동안엔 볼수 없었던 귀여운 생명체들을 발견할 수 있기때문. 특히 사람의 인적이 많지 않은 포인트라면 잭팟이다.


멀리 수평선 위 낚시배들의
불빛이 반짝였고,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그 순간은 나만의 영화처럼 흘러갔다.

떠날 땐 항상 불씨가 남지 않도록
모래와 물로 정리하는 책임감도
잊지 않았다.

불좀 피워본 사람들은 알것이다, 아주 좋은 모닥불 이란것을. 앞엔 녹색 조명이 그보다 앞엔 뜨거운 붉은 빛이 일렁이던 파도소리 가득한 그런 밤.


코란타 가는 방법
• 비행기 + 육로: 방콕 → 끄라비 공항
                         → 미니밴 또는 택시
• 배 이용: 코피피, 끄라비, 코락에서
                페리로 이동
• 버스 + 페리: 방콕에서 장거리 버스로
                      이동 후 페리 이용

숙소와 식사
• 숙소: 호스텔, 로컬 게스트하우스,
           리조트까지 다양
• 식당: 로컬 식당부터 비치 펍,
   웨스턴 메뉴까지 적당히 갖춰져 있음
• 투어: 스노클링 호핑투어, 마사지,
           요가 등 가능

TIP: 숙소는 도착 후 직접 보고
결정해도 좋지만, 성수기에는 예약 추천!

호핑투어를 하면 여러 섬을 거치며 스노클링도 하고 섬에 들리기도 하는데 그 경관은 아주 좋았다.


이런 여행자에게 추천
• 조용한 해변에서 여유롭게
  머물고 싶은 사람
• 오토바이 초보자이지만
  연습하고 싶은 사람
• 바쁜 여행 일정보다는 느슨한
  일상을 원하는 사람
• 바다를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

코란타섬의 꽃은 노을이다. 현실에서 비현실적인 세상으로 그 노을 시간중에서도 잠깐의 시간동안 빠져드는 그 마법같은 느낌. 그 매혹에 빠져 하루 하루를 더 있게 되는 곳이다.


코란타는 누구에게도 과하게
다가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떠나지 못하고
예정에 없던 ‘연장’을 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바다, 노을, 오토바이, 그리고
한가로운 오후의 바람.
그것만으로 충분했던, 기억 속
가장 여유로운 섬 여행이었다.

멀리 보이는 비구름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노을의 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