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라오스 무앙노이에서 베트남 사파까지 – 인생 최강의 육로 이동기

지쿠 On 2025. 4. 1. 18:29

디엔비엔푸에서 갈아탄 미니버스의 깜짝 놀랄만한 내부 모습. 난 저 야채들과 함께 운반되어지는 짐이였다 하하.


라오스 무앙노이(Muang Ngoy)에서
베트남 사파(Sapa)까지
육로로 이동했던 이 여정은
지금껏 다녀본 모든 육로 이동 중
가장 고단하고, 혼란스럽고,
기억에 강하게 남은 경험이었다.

다신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무앙노이까지 와버렸고
베트남으로 넘어가야 한다면…
한 번쯤은 겪어볼 만하지 않을까?

1단계: 무앙노이
           → 무앙쿠아 (롱보트 5시간)

무앙노이 강변에서 Muang Khua
롱보트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이 보트는 강을 따라 북쪽으로
5시간을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한 보트 이동이 아니다.
강 중간에 댐이 있어,
그 구간에서는 보트에서 내려야 한다.
• 하선 후 차량으로 댐을 건넌 다음,
• 다시 다른 보트로 환승해 강을 따라 이동

댐을 건너가기 위해 보트에서 내려 댐 건너의 다른 보트로 옮겨 탔다. 어딜가나 분위기는 라오스 라오스.


이 구간은 생각보다 깊은 자연 속에
파묻힌 느낌이 강하고,
양옆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꽤나 와일드하다.
이동 중간 중간에는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지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배 양옆에 비닐 천막을 내려
비가 들이치지 않도록 조치했다.
비로 인해 풍경을 충분히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즉흥적인 환경이 오히려
이색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라오스의 발전되어지지 않은 풍경들속에 상당히 어색해 보인 아주 새것같은 댐. 중국이 주관하여 라오스를 위 아래로 가로지르는 기차길도 만들고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2단계: 무앙쿠아 1박

Muang Khua(무앙쿠아)에 도착하면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하는
디엔비엔푸(Dien Bien Phu)행 버스를
타야 하므로 무조건 1박을 해야 한다.
• 숙소는 도보 이동 가능한 거리에 많으며,
  예약 앱이나 현장 가격 흥정 둘 다 가능
• 버스 정류장과 항구 모두 가까워
  교통 걱정은 필요 없음
• 근처 식당은 여러 곳 있으나 맛보다는
  생존을 위한 식사라는 마음으로 방문하길

이 마을은 아직 관광지화되지 않아
현지인들의 반응은 무관심에 가까웠고,
영어가 잘 통하지는 않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무앙쿠아에서 무앙노이 또는 베트남으로 가는것에 대한 정보가 식당에 있었다.


3단계: 무앙쿠아 → 디엔비엔푸
           → 사파 (미니밴 약 13시간)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라오스-베트남 국경으로 향한다.
국경 심사는 한국 여권 덕분에
매우 빠르게 통과했고, 주변 외국인들도
큰 문제 없이 절차를 마쳤다.

국경 입국심사장. 작았고 그만큼 빠르게 통과하였다.
디엔비엔까지 이동할때 탄 버스, 이때까진 몰랐지 어떤 고통이 찾아올지..


국경 통과 후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다.
환전은 개인이 현장에서 직접 해주는
방식이었는데, 환율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환전이 필요하다면 사전에 준비하거나
목적지에 도착해서 하는 걸 추천한다.
하지만 남은 라오스 현금이 있다면
당장 필요한 금액을 해두는건
도움이 될것이다.
(가는 중간에 ATM사용 가능)

4단계: 디엔비엔푸
           → 사파, 악몽의 미니밴 이동

디엔비엔푸에 도착한 후, 사파까지는
약 8~10시간 더 미니밴 이동이 남아있다.
• 짐이 차 내부 가득 쌓여있고,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았다
• 야채가 담긴 박스가 내 머리 위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 현지인 + 짐 + 배낭으로 가득 찬 차량,
  사람은 그저 또 하나의 짐 같은 느낌
편하게 쉬는 건 불가능,
  이동 자체가 체력 소모 그 자체

이곳 과일 시장에서 ATM을 사용하였다. 베트남 현금이 없어 티켓값을 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현금을 뽑아 주었다. 시장엔 과일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아주 많았고 간식거리도 있었다.


중간에 정차한 식당은 운전기사와
연결된 로컬 식당으로, 음식은
그냥 배를 채우는 수준.
재미있는 건 도중에 들른 과일 시장에서
현지 과일을 사서 먹으며 조금은
기분 전환이 되었다는 점이다.

사파 도착, 그리고 동남아에서의 벽난로

13시간의 고된 여정 끝에
사파에 도착했을 때는,
동남아에서 벽난로를 피우는 날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했을 정도의
추위가 반겨주었다. (당시 1월 중순)
이동하면서 다른 외국인 여행자들이
더 편한 밴을 타는 모습을 봤던 터라,
디엔비엔푸에서 여유를 두고 차량을
고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추위에 지내는동안 투숙객중 제일 벽난로를 애용했던 나. 😊



총 이동 루트 요약
• Muang Ngoy
  → Muang Khua: 보트 (5시간)
• Muang Khua
  → Dien Bien Phu: 미니밴 (약 5시간)
• Dien Bien Phu
  → Sapa: 미니밴 (약 8시간)
• 총 소요 시간: 약 18시간 이상

이 여정은 절대 추천하고 싶은
루트는 아니지만, 단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특별한 이동이었다.
그 기억은 다신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어쩌면 그런 극한의 여정이야말로
진짜 여행이 아닐까?

만약 이 길을 가고자 한다면
마음의 준비와 체력,
그리고 좋은 동행자를 챙기길 바란다.
고단한 여정은 좋은 사람과 함께일 때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무앙누이에서 북쪽으로 조금 이동했을때 보였던 멋진 풍경 아래 아주 아주 작은 마을, 숙소 예약이 가능한곳이고 관리가 잘 되어있단 이야기를 전해 들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