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행

카메론 하이랜드 여행기 - 말레이시아 속 또다른 세상

지쿠 On 2025. 4. 8. 17:22

끝없는 녹차밭이 보고 싶다면? 서늘한 카메론 하이랜드로.


열대의 나라에서 만난 서늘한 고원의 시간

조지타운에서 쿠알라룸프로
바로 가는 대신, 그 여정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말레이시아 내에서도 높은 고도 덕분에
선선한 기후를 자랑한다는
카메론 하이랜드.
동남아의 습하고 더운 공기에
익숙해진 몸에게 주는 잠깐의
휴식 같은 시간이었다.

조지타운에서 출발하기

조지타운에서는 Prangin Mall 근처에
여러 버스 티켓 에이전시가 모여 있다.
이곳에 가면 목적지별로 다양한 시간의
버스표를 구매할 수 있고,
출발도 그 근처에서 이뤄진다.
전날 미리 예약을 해두거나,
당일에 바로 구매해서 떠나도
큰 문제는 없었다.

버스로 이동하는 중 고도가 점점 높아진다. 하이랜드로 출발.


첫인상: 고산지대의 서늘한 공기

카메론 하이랜드에 도착하자마자
확연히 다른 기후가 느껴졌다.
서늘하면서도 습한 공기,
그리고 옅은 안개.
여행 내내 반팔만 입던 몸에
긴팔을 꺼내 입을 수 있는 순간이 왔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기후 하나만으로도
이곳은 충분히 특별했다.

유난히 더 푸르른 하늘, 하늘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고 뭔가 색감이 더 좋은 느낌이였다.


카메론 하이랜드에서 할 수 있는 것들

1. BOH Tea Plantation

푸른 차밭이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은
보기만 해도 속이 뚫리는 기분이다.
시음도 가능하고, 공장 내부 투어도
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차 향기’ 가득한
시간이었다. 차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

녹차잎 공장의 결과물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주 좋아할거 같았다. 난 공장보단 경치가 더 좋았단거.


2. Mossy Forest – 마치 자연이
                                만든 테라리움

해발 고도가 높고 안개가 자주 끼는 기후
덕분에, 이끼가 숲 전체를 덮고 있는 곳.
신선하고 축축한 공기, 서늘한 온도,
안개 자욱한 분위기 속에서
걷는 이 숲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자연 박물관이었다.
고산지대 특유의 습도와 기온은
이끼류 식물들이 자라기 딱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었고,
숲 전체가 마치 자연 그대로의
테라리움 같았다.
Mossy Forest는 가이드가 있는
투어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테라리움 세상이 수많은 이끼들과 어울려져 펼쳐져 있었다. 그린 그린 촉촉.


3. 마을 주변 트래킹 – Maps.me로
    장거리 트레킹도 가능

Maps.me 앱을 활용하면
마을 근처에서 출발해 녹차밭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트래킹 코스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다.
숙소에서 코스 정보를 얻거나
앱을 통해 경로를 설정해,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걸을 수 있다.
고산지의 풍경을 천천히 느끼며
걷고 싶다면 꼭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머물렀던 호스텔에서 그날 아침 함께 갈 하이킹 버디들을 모집한다. 혼자보단 함께가 더 좋을것이다. 아주 먼 거리이기도 하고 함께 나눌때 더 즐거운 법이니깐.
다양한 길들을 지날텐데 풀이 무성한곳도 지나고 길이 미끄러운 곳도 있으니 적절한 신발과 복장을 착용하길.
여행간에 마주치는 현지 사람들은 뭔가 특색이 있다. 과수원 일을 하던 중 줄줄이 길에 나란히 쉬고 있던 현지인들.
뭐랄까, 애니메이션 같았던 컬러와 풍경 같았다. 고생하며 걷는 길이 힘들지 않도록 다양한 풍경들이 힘을 건네어 주는 기분.
녹차밭엔 일꾼들이 있는데 녹차밭 근처 숙소에 머물며 매일 일을 하는것 같아 보였다. 신선한 잎들만 쏙쏙 뽑아 좋은 품질의 녹차를 만들어 내는 현장.


4. 소소한 마을 탐방 & 맛집

마을은 작고 조용하지만, Tanah Rata와
Brinchang을 중심으로 맛집과
카페가 드문드문 있다.
기억에 남는 곳은 인도 가족이 운영하던
커리 전문점, 그리고 작지만 분위기 좋은
이층짜리 스콘 카페.
인생 커리라고 해도 될 만큼
감동적인 맛이었고, 함께 나온 난도 훌륭했다.

꼬옥 먹어 보길, 보이는것 보다 훨씬 맛이 좋다. 특히 딸기잼은 그 지역에서 얻어낸 딸기로 직접 만든것이 분명한 맛이였다.


여행 팁
• 옷차림: 긴팔은 필수. 해가 지면
  기온이 꽤 떨어진다.
• 숙소: 마을이 작아 어디에 머물든
  이동에 불편은 없다.
• 트래킹 준비물: 미끄럼 방지되는 운동화,
  물, 간단한 간식
Mossy Forest는 대부분
  가이드 동행이 필요하다.
BOH 차밭은 Grab이나 투어 차량을
  이용해 접근 가능하다.

여행의 결

카메론 하이랜드는 거대한 액티비티가 있는
여행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 고요한 숲과
녹차밭, 서늘한 바람과 차 한잔의
여유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열대의 여행지 사이에서
한 템포 쉬어가고 싶다면,
이곳은 그 목적에 딱 맞는 고원이다.

이어서 쿠알라룸푸르로 향하거나,
다시 바다를 따라 랑카위나
말라카로 이동해도 좋다.
카메론 하이랜드는 여정의 흐름 속에
잠시 쉬어가기 좋은 멈춤의 장소다.

프레쉬한 공기가 폐에 가득 들어오고 싱그런 녹색이 가득한 뷰를 내려다 보니, 번잡한 곳을 벗어나 목에 아무런 걸림없이 숨을 쉴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끼는 순간이였다.